차량 구입을 위한 변명과 고민

'XX를 위한 변명'은 언젠가부터 내가 꾸준히 애용하고 있는 제목이라, 뭔가 제목 붙일때면 저스타일의 작명부터 일단 떠오르곤 한다. 뭐 변명..이라고 붙였으니 변명할거리도 좀 써보면, 승용차를 사려는건 나에겐 변명이 필요한 일이다. 화석연료를 태워가면서 살아가는 서울의 자동차족들이 정치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었고, 필요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차를 끌고나와서 교통지옥을 만들어놓은 꼴을 보면서 적어도 나는 꼭 필요하기 전까지는 사지말자..라고 생각을 했었기에, 지금의 승용차 구입은 생각보다 훨씬 빠른 타이밍의 구입이다.

하지만 직장을 옮긴후 최근 몇주일의 직장 출퇴근 생활패턴, 그리고 직장에 빼앗길 시간때문에 극히 제한될수 밖에 없는 여가시간을 생각해볼때 '편의'보다는 '시간'을 벌어야한다는 면에서 이제 사야할때가 온거 같다. 자정 이후 대중교통이 차단된 시간이나마 퇴근과 여가를 즐겨야 하는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 (연애까지 고려한다면 차량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뭐 어쨌든, 구입하는건 결심을 했고, 고민의 포인트는 어떤 차를 사느냐다.
향후 유지비용을 생각해서 경차인 모닝을 중고로 구매할까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과연 내 생각대로 경차를 유지하는게 그보다 조금 큰 소형차를 유지하는 것보다 비용절감이 크게 되는지를 잘 모르겠다. 결정적으로 초기 매몰비용인 차량 구매비에 있어서 경차인 모닝은, 그 윗급인 베르나나 프라이드보다 더 비싸단 말이지. 일단 아직은 알아보는중.

by 7번국도 | 2009/06/15 01:34 | 내멋대로 해라 | 트랙백 | 덧글(2)

주5일은 당연한 것이 아니구나

고3 이후로 주5일 이상의 노동 또는 학업에 해당하는 활동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때부터 주어졌던 주5일 근무는, 그냥 물이나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었다. 지난주 그리고 이번주 반자발적, 반강제적으로 현장에서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나니 그 당연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고마웠던 것인지를 새삼 깨닫고 있다.

주5일도 그냥 얻어지는게 아니구나, 민주주의처럼.

p.s : 내일부터 회사에서 1주일짜리 신입사원 합숙연수에 들어갑니다. 젠장할 프로그램 내용이 조직적응력 높이기, 커뮤니케이션 스킬 높이기, 팀워크 체험하기, 정신력 강화 훈련..등이랍니다. 생각만해도 힘이 다 빠집니다만 어쩌겠어요. 노트북은 물론 혹시나 시골 구석 연수원에 무선랜이 안잡힐까 하는 마음에 랜선까지 짊어지고 가긴 합니다만, 유선랜 포트도 없는 경우의 수도;;;

 

by 7번국도 | 2009/06/15 01:06 | 내멋대로 해라 | 트랙백 | 덧글(2)

탈당을 위한 변명

참, 얼마전에 진보신당을 탈당했다...고 쓰면 낚시고, [당원]에서 [당우]로 자격을 변경했다. 내가 새로 옮겨온 회사는 법률에 의해 운영되고, 감사원과 국회의 감사를 받는 공기업이고, 공무원에 준해서 정당 가입을 비롯한 정치활동을 금지한다. 물론 실제로 저 규정에 의해서 타의로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은거 같긴 하지만, 대놓고 정당가입을 금지하는 집단에 속해있으면서, 대놓고 '당원'으로 있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서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당우'라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뭐 어쨌든, '당비'대신 같은 금액의 '정치후원금'은 같은 계좌로 매달 자동이체가 될 것이고, 여전히 난 개인으로서 지구당 활동에는 참여하기 귀찮아서 당협의 주요 전화번호를 스팸번호로 등록해 놓겠지. 그리고 선거가 되면 다시 진보신당을 찍고. 

교회에 나가서 십일조를 꼬박꼬박 내고, 감사헌금 내고, 성전(..이라 불리우는 건물)을 지은대면 건축헌금 내는게 신을 믿고 구원가는 버스표가 되는게 아니듯이, 정치도 좀 더 본질적인게 중요한거 겠지.

변하지 않고 지켜야할 것은 당적이 아니다. 
그래서 안영미도 그러지 않았나. "중요한건 마음이죠" 

by 7번국도 | 2009/06/13 01:51 | 내멋대로 해라 | 트랙백 | 덧글(4)

[털어내자] 귀찮아서 리뷰 못쓴 책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건 어떤면으로 보나 매우 좋은 습관인데, 매번 그렇지 못하고 쌓여서 계속 안쓰게 되니, 차라리 그동안 못써온 것들은 그때그때 털어버리고 새 책이라도 내킬때 쓰는게 낫다.

손낙구 <부동산 계급사회> (후마니타스)
- 통계는 매우 객관적이지만, 매우 주관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객관적임에도 소구력이 떨어지는 도구이기도 하다. 대중도서는 조금 더 말랑말랑하게 써야한다. 그래프가 가능한 나오지 않는 경제학 책이 가장 대중적인 경제학 책이다.
- 난 맘에 드는 책은 두번, 세번 이상 여러번 읽는다. 이 책은 좋은 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두번 읽을거 같지는 않다.

당대비평 기획위원회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 (당대비평)
- 몇몇 글은 정말 좋다. 이상길 선생님이 이렇게 좋은 분석틀로 해석을 하는 분인지, 학부때는 전혀 몰랐다.
- 한윤형의 글은 언제나 그렇듯, 질투난다. 글쓰는 것도 예술적 재능임은 분명하다.
- 흥근은 촛불의 '과대대표(over-representation)'를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면 Spiral of Silence라는 이야기였을테지. 제도주의자이자 페이비언이자 최장집이언인 내 입장으로선 어쩄든 빨라야 10월, 본격적으로는 6월이 오기 전까지는 할말이 없다. 손석춘 선생님같은 과장도, 이택광 선생같은 냉소도 조금 오버라고 생각한다. 기다리자 조금만 더. 

김규항 <예수전> (돌베개)
- 예수쟁이를 위한 예수전은 나에게 그닥 유익하진 않다. 난 김규항과 동일한 마가복음을 전제할수 없으니.
- 그가 바위에서 몸을 던지던 새벽, 난 비행기에서 이 책을 읽고 있었다. 그의 죽음으로부터 예수를 떠올린건 매우 자연스러웠다.
- 인민의 메시아 예수는 결국 '당신들의 하느님'이 되었다. 김규항은 여기에서 다시 예수를 '인민의 메시아'로 끌고 내려오기 위한 이야기도 끌어내지 못한다. 이 책의 한계다.
- 굳이 한권을 읽으라면 난 이 책보다 훨씬 종교색이 짙지만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예수는 누구인가> (존 도미닉 크로산)을 추천하겠다. 물론 내가 동의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동의하는 러셀경이나 도킨스 선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면...이란 전제로 말이다. 

박경철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리더스북)
- 그는 좋은 지식인이다. 그가 그가 '좋은'투자조언자인지는 다른 문제이다. 서로 다른 good의 정의다.
- 그런데 그는 이 책에서 그 두개의 good를 넘나들고 있다. 전작인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에서도 그랬지만, 그래도 그 책은 편집자의 역량이었는지, 그 둘을 분리해서 후자를 부록에 몰아 넣어버렸다. 이 책에서 그는 완벽하게 자기 글을 쓰지만, 그로 인해 독자들은 조금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 나는 이 두권의 책을 읽고서 주식을 확실히 끊었다. 물론 담배처럼 주식은 끊는게 아니라 쉬는걸 수도 있다.  고백하자면 한 달쯤 전에 한번 초단타 치다가 화들짝 몇푼 손해보고, 다시 박경철 선생의 말을 떠올리긴 했지만.
- 어쨌든 기나긴 두권의 책을 완독하고 느낀건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이 더 좋은 책이라는 점. 굳이 세상은 넓고 읽읅 책은 많은 이 세상에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거도 같다. 주식투자를 하려는 사람도, 거기에 관심없는 사람도.

전우용 <서울은 깊다> (돌베개)
- 내가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영화를 만들면 그렇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딱 그정도의 완성도와 표현력으로 말이다. 장준환과 윤성호의 재기발랄은 내가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것도 딱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내가 쓰고 싶은 스타일의 크로스오버이다. 
- 이런걸 연구해서 먹고 살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걸 진작 알았다면, 나도 그걸 하고 살고 싶지 말이다. 이미 늦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걸 해야지. 이 책은 영상으로 옮겼을때 훨씬 반짝반짝 빛이 날 책이다. 물론 옥의 티는 '서울'이란 지역성이다. 책은 괜찮지만 방송은 그걸 넘어서야지.


자 이제 사놓고 안 읽은 책들 고백

피터 싱어 <죽음의 밥상> (산책자)
전봉관 <경성 자살클럽> (살림)
우석훈 <괴물의 탄생> (개마고원)
남경태 <인간의 역사를 바꾼 전쟁 이야기> (풀빛)
마크 스틸 <혁명 만세> (바람구두)
이혜경 외 <서울, 어느날 소설이 되다> (강)

그리고 구입한지 1년이 넘은, 그리고 다음 장편이 나올때까지 아끼느라 못읽고 있는
김연수 <밤은 노래한다> (문지)

써놓고 나니, 새 책을 산다는 것도 참 만행이다. 어쩔꺼야;;;
그래도 사고보자.

by 7번국도 | 2009/06/13 00:55 | 잘 알지도 못하면서 | 트랙백 | 덧글(2)

나를 위한 변명 + 나를 위한 준비


입사 2주차 교육이 끝났다. 오늘 집에 돌아오니 ex-직장에서 우편으로 퇴직금과 소득세-주민세 정산된 내역을 보내왔다. 퇴직금은 매년 중간정산 받아 어디 썼는지도 모르게 없어졌건만, 그러고도 적립된 금액이 있었다는게 좀 신기하긴하더라. 어쨌든 이로서 금전관계까지 마무리 되었으니 ex-직장과의 인연은 일단은 완전히 정리되었다. 하지만 아직 얼떨떨하다. 아마 부서 배치가 되고 수습을 떼어도 한동안은 그렇겠지 싶기도 하다.

입사하면서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오랫동안 기자 준비했으면서 왜 PD가 되었냐"이다. 우리회사는 기자가 없잖아..라고 간단히 답하기도 했지만, 사실 우리회사에 기자가 없는 것도 아니고, 아마 다른회사 다음 공채엔 난 PD로 지원했을테니 정확한 답변을 한건 아니다. 현직에서 기자로 뛰는 수많은 지인들을 매우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 거대한 조직논리에 기가 질렸었다. 기자는 아무것도 자기가 결정하지 않는다. 피라미드형의 거대한 구조 안에서 위를 떠받들고, "회사가 결정하면, 나는 한다"의 논리가 무서웠다. 진실을 쫓는다는 명분으로, 팩트팩트를 외치며 결국 그들의 팩트를 위에 진상하여, 그 팩트로 재구성된 거대한 조직의 논리가 만들어지는 구조가 무서웠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PD도 자유롭지 못한건 사실이지만, 적어도 그 자율성을 펼칠 가능성을 생각해볼때, 내 직업은 꽤 마음에 든다. 화요일에는 자율야자를 째고서라도 집에와서 <PD수첩>을 보며 기자든, PD든 저널리즘을 해보겠다고 생각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의 꿈을 생각하면, 시사프로그램이 없는, 우리 회사에서의 저널리즘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지가 머리아프기도 했지만, 매우 인상적이고 창의적으로 그런 저널리즘이 가능하다는걸 보여준 선배도 분명히 있다. 심지어 김규항은 <고래가 그랬어>로 진보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몇년 후의 나를 만들기 위해 몇가지 준비를 하기로 했다.

1. 1주일에 한권씩 책 사기
- 그래봐야 한달에 4권, 1년이면 50여권이다.  한달에 4-5권씩 몰아사더라도 사자
- 물론 다 읽겠다는건 아니다. 24601님이 말했지, 책을 샀다고 꼭 다 읽어야한다는 압박은 버리라고.
- 최소한의 나를 위한 투자이자, 최소한의 나를 위한 일상적 선물이다. 

2. 영상에 익숙해지기
- 사실 난 (텍스트와 비교해) 영상에 그다지 익숙한 편은 아니다. 부족한 만큼 인정하고 메우는게 실력.
- 6mm를 들고 뛰어봐야 어떻게 커트를 할지 알수 있다는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일단 해보자.
- 최소한 배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의지가 있다는건 큰 행운이다.

3. 더 듣자
- 난 good speaker일지는 몰라도 good listener는 되지 못해왔다. 
- 안 듣고 자기말만 하는 사람, 바로 삼청동 기와집에 있지 않은가.

4. 밸런스 조절
- 그 모든걸 맞추는 밸런스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력, 정신 모두 말이다.
- 정신적 여유는 꼭 시간적 여유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내가 가장 정신적으로 여유있던건 가장 정신없던 2005년이었다.

5. 트렌드
- 영화는 클래식이지만, 방송은 그게 시사든 다큐멘터리든 패션이다. 
트렌디하든 클래시컬하든 트렌드를 알아야한다.
- 그동안 트렌드를 읽어내온건 거기에 투자한 시간이었지만, 앞으로는 훨씬 많이 압축해야한다.
 쉽진 않겠군;;;

by 7번국도 | 2009/06/13 00:23 | 내멋대로 해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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