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2월 02일
새해 근황 [프로그램 이동, 입봉, 기타등등]
새해 첫글이네요. 벌써 2월인데;;;
너무 이것저것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전할 소식조차 전하지 못하고 있는게 많습니다.
일단 프로그램을 옮겼습니다. [과학실험 사이펀]의 6개월을 마치고,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로 옮겼습니다. 예, 생방송입니다. 매일 1시간씩 주5일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게다가 어린이 프로그램입니다. 주시청자는 6~10시라는군요. 심지어, 조연출이 아닌 연출을 하게 됐습니다-_- 능력을 인정 받..는 것과 관계없이 인력이 모자라서, 신입직원들이 모두 연출 TO로 긴급 배치되었습니다. 당장 프로그램을 맡는건 아니지만, 훈련과정을 거쳐 가능한 3개월 내에 연출할 준비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생방송'이라고 하지만 5시간 내내 주구장창 생방송을 하지는 못합니다. 요일마다 다르지만 전체 분량의 30~40%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생방송 분량이고, 나머지는 미리 찍어서 생방송 중에 VCR을 트는 이른바 '인서트'입니다. 즉 생방은 생방대로 하되, 밖에 나가서 인서트도 찍어와서 편집하고 자막넣고 종편해서 가져다 붙여야합니다.
PD라는 직업은 Producer와 Director의 역할이 혼합되어있는 직업적 특성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PD는 directing을 합니다. 영화에서 '감독'이 하는 역할이죠. 신규프로를 맡거나, 기획력이 좋은 PD들은 producing을 하곤합니다. 프로그램의 방향을 제시하고, 전체적인 틀을 짜는 기획업무입니다. 이 producing을 하는 PD들은 대부분 어느정도 연차가 쌓인 선배들이에요. 그동안 directing했던 프로그램을 경험적 토대로 여러가지를 생각해서, 새로운 또는 개선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거죠. 제가 지금 맡게 되는 업무의 현재 상황은 directing보다 producing이 중요한 작업입니다. 현장촬영은 아직 한두달의 여유가 있고, 촬영이 진행되도 외부의 전문인들과 협업해서 디렉팅의 부담을 덜어낸 대신에, 그 꼭지가 원래 의도되로 제대로 나왔는지 검수하고 방향을 잡을 프로듀싱의 일이 더욱 큰 일들입니다.
아마도 저는 2-3개월 후쯤에 인서트중의 한 코너를 맡아서 제작하게 될거 같아요. 방송시간 분량 자체는 많지 않은데, 공동제작인데다가, 일반인 어린이들이 직접 출연해서 손이 많이 가는 코너입니다. (일반인은 연예인 이나 연예인이 준하는 기획사 준비생들에 비해서 촬영하기 매우 힘듭니다. 대본에 따라 움직이지 못하고, 원하는 리액션도 이끌어내는데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심지어 공동제작의 파트너는 '청와대'입니다. (훨씬 밑에 있는 행정관이나 이들을 대신할 대행사와 주로 논하겠지만, 공식적인 카운터파트너의 호칭은 '발행인 정정길'과 '편집인 이동관'입니다. http://kidnews.president.go.kr/ )
일단 위에 말한 청와대 어린이 코너는, 기존에 찍어놓은 분량이 꽤 있어서, 진행이 멈춰있는 상태고, [보니하니]의 전체 프로그램의 개편틀을 짜고,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업무로, 하루의 대부분을 회의하고 무언가를 찾아보는데 쓰고 있어요. 모든 창의적인 작업이 그렇지만 머리가 아프고, 기발한 아이디어는 인터넷에 찾아보면 누군가가 이미 말한 아이디어고, 창의적이라고 생각한 아이디어를 회의자리에서 말하면 쌩-한 반응들로 가득찹니다.
사실 2010년 상반기 편성이 발표되고 제가 가는걸로 내정되있던건 [장학퀴즈]였어요. 모두가 알지만, 보는 사람은 매우 적은 그 프로그램입니다. 여전히 SK가 후원하고, 여전히 토요일 오후에 [무한도전]과 시간이 겹치는 바람에, 저도 본적이 거의 없는- 게다가 우리 회사에서만 12년을 방송했고, 그 이전에 10여년을 MBC에서 방송한 그 방송에 '창의력'이나 '기획력'이 들어갈 여지는 매우매우 적습니다. 정해진 프레임에서 정해진 화면을 잡아내는 디렉팅, 그것만 저오학하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 [과학실험 사이펀]의 소품에 치인 조연출 생활에서 없어졌던 사생활을 찾아보고자 나름 '널럴한' 프로그램을 반갑게 생각했지만, 인사이동의 방향이 확 바뀌어서 저에게 조금은 부담이 될만한, 역할이 주어지고보니 의욕과 욕심도 조금 생깁니다. 입사동기들이 아직 잡지 못하고 있는 '프로듀싱'의 기회를, 역량보다는 운이 주요하긴 했지만 어쨌든 잡게 되었으니까요.
일단 온갖 프로그램의 '모니터링'과 '끊임없는 고민'을 주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보다 보면 무언가 턱 걸리는게 있겠죠. 인쇄물을 읽을때도, 티비를 볼때도 '편집'을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골치아프지만, 자꾸 보다보니 뭔가 보이는것도 같습니다. 아직 몇달남긴 했지만 제가 만든 틀에 담길 새 프로그램, 조금 기대해보려구요.
# by | 2010/02/02 11:21 | 내멋대로 해라 | 트랙백 | 덧글(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