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3일
[털어내자] 귀찮아서 리뷰 못쓴 책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건 어떤면으로 보나 매우 좋은 습관인데, 매번 그렇지 못하고 쌓여서 계속 안쓰게 되니, 차라리 그동안 못써온 것들은 그때그때 털어버리고 새 책이라도 내킬때 쓰는게 낫다.
손낙구 <부동산 계급사회> (후마니타스)
- 통계는 매우 객관적이지만, 매우 주관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객관적임에도 소구력이 떨어지는 도구이기도 하다. 대중도서는 조금 더 말랑말랑하게 써야한다. 그래프가 가능한 나오지 않는 경제학 책이 가장 대중적인 경제학 책이다.
- 난 맘에 드는 책은 두번, 세번 이상 여러번 읽는다. 이 책은 좋은 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두번 읽을거 같지는 않다.
당대비평 기획위원회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 (당대비평)
- 몇몇 글은 정말 좋다. 이상길 선생님이 이렇게 좋은 분석틀로 해석을 하는 분인지, 학부때는 전혀 몰랐다.
- 한윤형의 글은 언제나 그렇듯, 질투난다. 글쓰는 것도 예술적 재능임은 분명하다.
- 흥근은 촛불의 '과대대표(over-representation)'를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면 Spiral of Silence라는 이야기였을테지. 제도주의자이자 페이비언이자 최장집이언인 내 입장으로선 어쩄든 빨라야 10월, 본격적으로는 6월이 오기 전까지는 할말이 없다. 손석춘 선생님같은 과장도, 이택광 선생같은 냉소도 조금 오버라고 생각한다. 기다리자 조금만 더.
김규항 <예수전> (돌베개)
- 예수쟁이를 위한 예수전은 나에게 그닥 유익하진 않다. 난 김규항과 동일한 마가복음을 전제할수 없으니.
- 그가 바위에서 몸을 던지던 새벽, 난 비행기에서 이 책을 읽고 있었다. 그의 죽음으로부터 예수를 떠올린건 매우 자연스러웠다.
- 인민의 메시아 예수는 결국 '당신들의 하느님'이 되었다. 김규항은 여기에서 다시 예수를 '인민의 메시아'로 끌고 내려오기 위한 이야기도 끌어내지 못한다. 이 책의 한계다.
- 굳이 한권을 읽으라면 난 이 책보다 훨씬 종교색이 짙지만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예수는 누구인가> (존 도미닉 크로산)을 추천하겠다. 물론 내가 동의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동의하는 러셀경이나 도킨스 선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면...이란 전제로 말이다.
박경철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리더스북)
- 그는 좋은 지식인이다. 그가 그가 '좋은'투자조언자인지는 다른 문제이다. 서로 다른 good의 정의다.
- 그런데 그는 이 책에서 그 두개의 good를 넘나들고 있다. 전작인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에서도 그랬지만, 그래도 그 책은 편집자의 역량이었는지, 그 둘을 분리해서 후자를 부록에 몰아 넣어버렸다. 이 책에서 그는 완벽하게 자기 글을 쓰지만, 그로 인해 독자들은 조금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 나는 이 두권의 책을 읽고서 주식을 확실히 끊었다. 물론 담배처럼 주식은 끊는게 아니라 쉬는걸 수도 있다. 고백하자면 한 달쯤 전에 한번 초단타 치다가 화들짝 몇푼 손해보고, 다시 박경철 선생의 말을 떠올리긴 했지만.
- 어쨌든 기나긴 두권의 책을 완독하고 느낀건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이 더 좋은 책이라는 점. 굳이 세상은 넓고 읽읅 책은 많은 이 세상에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거도 같다. 주식투자를 하려는 사람도, 거기에 관심없는 사람도.
전우용 <서울은 깊다> (돌베개)
- 내가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영화를 만들면 그렇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딱 그정도의 완성도와 표현력으로 말이다. 장준환과 윤성호의 재기발랄은 내가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것도 딱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내가 쓰고 싶은 스타일의 크로스오버이다.
- 이런걸 연구해서 먹고 살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걸 진작 알았다면, 나도 그걸 하고 살고 싶지 말이다. 이미 늦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걸 해야지. 이 책은 영상으로 옮겼을때 훨씬 반짝반짝 빛이 날 책이다. 물론 옥의 티는 '서울'이란 지역성이다. 책은 괜찮지만 방송은 그걸 넘어서야지.
자 이제 사놓고 안 읽은 책들 고백
피터 싱어 <죽음의 밥상> (산책자)
전봉관 <경성 자살클럽> (살림)
우석훈 <괴물의 탄생> (개마고원)
남경태 <인간의 역사를 바꾼 전쟁 이야기> (풀빛)
마크 스틸 <혁명 만세> (바람구두)
이혜경 외 <서울, 어느날 소설이 되다> (강)
그리고 구입한지 1년이 넘은, 그리고 다음 장편이 나올때까지 아끼느라 못읽고 있는
김연수 <밤은 노래한다> (문지)
써놓고 나니, 새 책을 산다는 것도 참 만행이다. 어쩔꺼야;;;
그래도 사고보자.
# by | 2009/06/13 00:55 | 잘 알지도 못하면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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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서관에서 마크 스틸의 [혁명 만세]를 빌려왔어요. 사야지 했던 책인데, 사두고 안 읽느니 기한 지켜서 읽기라도 해 보려고요. 그러다 앞부분 뒤적거려보곤 기한 쫓겨서 반납하고 다시 사게 될 지도 모르죠. ^^;; 제가 그래 놓은 책이 여러 권 됩니다.
'사두고 안 읽느니'부분을 보고 뜨끔합니다만;; 저는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이 없는게 다행(?).